작가가 보내는 이탈리아에서의 여름은 자신을 채찍질하던 습관을 내려놓고, 해변에서 사유의 시간을 보냈던 순간이다. 이 시간 동안 작가는 스스로에게 질서를 부여하고 가치관을 재정립한다. 작가가 느낀 이탈리아 사람들은 여유를 즐기는데 능숙하고,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함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는 아주 빠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 사회와는 완전히 대조적이다. 한가로운 사람은 비판을 받아야 하는 시대에서 작가는 쉼 없이 일렁이는 파도에 숨을 비스듬히 뉘어 눈을 감는다. 이를 통해 작가 스스로 닥친 문제를 제쳐 두고, 그것을 초연하게 바라보는 여유를 맞이하게 된다.
'어떠한 몸짓을 하든 파도가 밀어줄 테니 삶에 대한 기대로 물속에 빠져들 듯, 세상 을 관조하며 삶에 대한 기대로 살길, 현재를 살길 영원에 이르기를 바란다.'